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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서의 여성의 지위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는 느낌이 사실이다. 언젠가 한번 언급한
기억이 있는데 선진국 이라는 일본에서의 여성의 사회적지위가 우리보다 낮다는게 개인적으로 받은 인상이였다. 역사적으로 무사(사무라이)사회였던
일본에서 여성은 그저 대를 잇고, 집에서 살아돌아오는 남편을 기다리는 굉장히 수동적인 입장이였으리라. 그 영향이 아직도
현대일본사회에 덮여있단 인상이 강했다.
그래서일까 일본에서는 여성이 쓰는 말과 남성이 쓰는 말이 확연히 틀리다.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그 감각을 익힌다는 건 그리
쉬운 게 아니라 본의아니게 실수하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남성이 처음 일본어를 배울때 선생님이 여성이 였다면 묘하게
여성적인 뉘앙스를 배우게 된다거나 ...
그럼, 구체적인 예를 한번 보자면,
'나'를 지칭하는 1인칭대명사중 가장 일반적이고, 그나마 정중한 말이 私(watashi)라는 말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일본남성들이 자신을 지칭할 경우 사용하는 말은 'O-re'おれ 또는 'Bo-ku'ぼく라는 말이다.
아주 공식적이고, 정중한 자리에서는 'watashi'わたし를 사용하지만 그리 흔히 접할수있는 경우는 아니다. 그런데,
여성이 'o-re'나 'bo-ku'라는 말은 쓴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여성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며 아마
"눈 동그레, 입은 헤~" 벌리고 그 여성을 쳐다보면 황당해할 것이다.
또, '밥'을 칭하는 일반적은 말은 'go-han'ごはん이다. 물론 이말은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말이고, 남성들은 'me-shi'めし라는
말을 주로 사용한다.
'밥을 먹다'하는 말도 보통은 'go-han-o-ta-be-ru'ごはんをたべる 라고 한다. 외국인이 일본어를 배울때는
물론 이렇게 배운다. 하지만 일본남성들이 평상시 사용하는 말은 'me-shi-o-ku-u'めしをくう라는 말이다. 사용하는
한자는 같지만 읽는 방법이 다르다. 약간은 불량기(?)가 배여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워낙 일반적으로 사용되다
보니 이제는 '그러려니..' 감각이 무뎌졌다고나 할까.
만약 남성이 'go-han-o-ta-be-ru' 라는 말을 사용한다면 같은 남성들은 '뭐야, 쟤? 기분 이상해...'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다 - 물론 같은 일본사람끼리-
굉장히 가정교육이 무서운 집안사람이거나, 성별구분이 모호한 사람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반면, 여성이 이런 말을 사용하면,
그 여성은 이미 여성이기를 포기한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요즘 일본사회는 점점 '남성은 여성화, 여성은 남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일본 TV를 보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이 사용하는 말이 너무나도 거칠다. 예쁘고 귀여운 여성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대부분 남성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언어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방법으로 여성을 묶어놓는 사회에 대한 여성들의 반항이 아닐까 한다. 삶의 도구로 사용하는
언어에 왜 남성이 사용하는 말, 여성이 사용하는 말의 차이가 있어야 하는가?!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는 여성, 남성에
대한 차별이 일본보다는 약하지 않았나 싶다.
Anyway, 일본어를 배우시는 분들에겐 또 하나 숙제가 늘어나는 셈이다. 어찌되었건 외국어를 배울때는 바른말, 표준어를
배우는 것이 기본이니 우리모두 제대로 된 일본어부터 차근히 배워갈 수 있도록 조심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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