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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같은 아그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문득, '어라?!...' 뭔가 좀 다르단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꼬마들의
소풍이나 견학모습을 한번 떠올려보자. 개구장이 녀석들 이리뛰고 저리뛰고, 선생님은 '그러지 마라', '여러분 조용히 하세요'
얼굴이 상기되고, 한쪽에서는 싸우는 꼬마들도 있고... 조금은 정신없는게 사실이다.
반면, 일본꼬마들은 친구들끼리 손잡고 줄맞춰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흐트럼없이 움직인다. 조용히. 일본에서 영화를 보러갔던
어떤 사람의 이야기다. 좀 늦어 이미 불이 꺼진 영화관에 들어가 아무 빈자리에 앉아 영화감상을 시작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영화관내에는 사람이 별로 없는 듯했다. 오히려 잘됐다 싶어 마음껏 영화를 즐겼다. ' The End'
자막과 함께 관내에 불이 들어온 순간 이 아저씨는 멍~. 노란색 유니폼의 꼬마들이 의자속에서 하나둘 나타나는 것이였다.
어느 유치원생들의 단체관람이 있었던 모양이였다.
2시간이 넘는 영화상영중에 '아' 소리 한번 안내고 꼬마들이 조용히 영화를 감상한 것이다. 그 아저씨에겐 생소하다못해
놀라운 일이였다. 그 아저씨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일본인들이 천성적으로 얌전하고 조용한 민족이기에 그런것일까?
일본인들이 어릴적부터 받는 교육의 기본이 '다른 사람에게 폐끼치지 마라(人に迷惑かけないで)'
, '다른사람과 같이 행동하라' , ' 눈에 튀는 행동은 삼가라' 이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불쾌함을 느끼게 했다면 그건 커다란 실례인 것이다.
호기심많은 꼬마들이 밖에 나오면 얼마나 자유행동이 하고 싶을까. 하지만 자기 한사람이 자유행동을 함으로써 다른 친구들에게
끼칠 피해, 그곳에 온 다른 사람들에게 끼칠 폐를 생각하면 그리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당연한 행동인
것이다. 그렇다고 그네들이 개성이 없는 건 아니다.
커다란 규칙안에서 나름대로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개성' 이 중요시되고, 다른 사람과 달라야 -소위 튀어야-
하는 요즘 세태에서 한번 생각해봄직한 일이다. '자아' 가 최우선시 되어 타인따위 안중에서 없는 그런 위험한 사회가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될때가 있다.
거리에서, 버스에서, 공중장소에서 커다란 목소리로 떠들고, 장난치고.. 타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동을 하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 다른 사람들이 눈쌀을 찌푸리고, 심지어 설교를 해도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다. '자아'를 표현하고 '개성'
을 중요시하는 것과 '내맘대로' 는 다르다.
갑자기 '개성' 이 중요시되면서 우린 뭔가 좀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 윤리시간 처음에 배우는 것처럼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다.
사회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부딪치고,융화하고,타협하면서 살아가는 존재가 인간이다
'나는 나' 지만, ' 나' 는 '사회의 일부' 인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렇기에 타인을 생각하는 자세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중요한만큼 타인도 중요하다. 타인이 자신에게 끼치는 피해는 소름끼치게 싫으면서
나는 은연중에 타인에게 폐를 끼치고 있지 않나 항상 생각하면서 살아갔으면 한다.
타인을 생각하고 배려한다고 해서 나의 자아가 죽고, 나의 개성이 옅어지는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자아, 나의
개성또한 타인과의 줄다리기 속에서 태어나고 다듬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인들은 이렇더라, 그게 좋다나쁘다 이런 문제는 아니다. 좋은 건 배우고 고치자! 라는 얘기다 언젠가 일본의 젊은이들과
만날 기회가 있다면 한번 유심히 살펴보라. 틀에 박히고 약해보이는 그네들 안에 자기만의 색깔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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