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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외국에서 공부하다 온 친구를 만났다.
여러 인종이 모여 공부를 했던 터라 당연 일본인들도 있었던 모양이다.
공부를 마치고 각자 자기 나라로 돌아갔고, 헤어질 때 으레껏(?) 하는 인사말,
'돌아가서
연락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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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가 귀국하기 전에 잠시 일본에 들렀고 혹시나 해서 같이 공부했던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 본 모양이다. 근데 너무너무
반갑게 전화를 받아주며, 꼬옥 얼굴 보자고…하면서 연락처를 묻길래 알려주면서도, 내심 각자 회사 일이 바쁜데 만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정말 자기 한 사람을 위해 바쁜 일정의 친구들이 다 모였고 덕분에 생각지도 않은
좋은 시간을 보냈단다. 그러면서 이 친구 하는 말,
" 일본애들 넘 무서워, 전화해! 그러면 꼭 한다.
그냥 전화해라 이래도 꼬옥 하고…"
하루는 평소에 알고 있는 일본사람이 심각하게 물어오셨다.
한국 사람들이 '연락할께요 ',' 전화할께요' 하는 건 그냥 인사냐고.
헤어질 때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자기는 하루종일 그 사람의 전화를 기다렸다고.
업무상으로 메일을 주고받는 일이 많은데, '내일 자세한 내용의 멜을 보내겠습니다' 했는데
멜이 오지 않았다.
다음 날 보내려나 보다…하고 그냥 가볍게 지나갔는데 밤에 전화가 왔다.
오늘 바빠서 멜을 못 보냈다, 미안하다, 내일 꼭 보내겠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나 자신도 그냥 인사말로 '나중에 연락할게', 내지는 ' 전화하자' 라는 말을 내뱉어 놓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말을 무시해버린다.
부도수표 남발………. 자신의 말에 그만큼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인들은 자신이 입 밖으로 내뱉은 말에는 책임을 진다.
'편지쓸께' 하고 헤어지면 설마 진짜 편지를 쓰랴….하는데 진짜 편지가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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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구니가 없을 때도 있지만, 이를 신기해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질 때도 있다.
왜 지키지도 않을 말을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내뱉는 걸까. 특히, 전화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일(?)한 것 같다.
개인적인 친분은 뒤로 하고, 업무상에서도 종종 자신이 입밖에 낸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 일들이 있으니, 서로간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긴다. 조금 더 부풀려 말하면, 서로를 믿지 못하는 그런 사회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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