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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도 못 챙긴 덕에 얻은 짧은 휴일을 이용해 오오사카에 갔었다. 오래간만에 맛보는 부담없는
휴가인지라 이번엔 꼬옥 공연물이라도 하나 보고 오리라 맘을 먹었고, 도착하자마자 공연정보지를 뒤적거렸다 눈에 들어온 것이
"Cats".
일본에서 뮤지컬 극단으로 유명한 四季(Si-Ki)가 몇 년째 롱런을 하고 있는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장기공연된 바 있는
유명한 뮤지컬이다.
본지도 오래됐고, 일본친구들이 하는 Cats는 어떤가 싶어 주저없이 극장을 향했다.
전용극장은 장기공연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다행이 당일표가 있어 표를 구매하려하는데 갑자기 어딘가에서 꼬마가 달려와 매표창구에 매달리더니 " 좀 있다 울
엄마가 올테니까 제 표를 꼬옥 남겨놔주세요" 하는 것이였다. 맹랑하기도 하여라...
그런 꼬마에게 창구의 언니는 웃으며 " 표를 미리 빼어놓거나 할 수는 없어요. 아직 표는 많이 있으니까 엄마를
모시고 오세요" 하고 설명을 하였다.
꼬마가 이를 금방 이해할 리는 만무.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되풀이하는 것이였다.
그럼에도 표를 파는 언니는 계속 웃는 얼굴로 그것도 경어체로, 꼬마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을 하는 것이였다. 결국
말귀를 알아들었는지 꼬마는 엄마에게 달려 갔다. 뒤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나는 나도모르게 흐뭇한 웃음이...비록
내 시간을 허비하기는 했지만.
표를 사들고 좌석을 찾아 들어가는데 입구에 있던 안내원이 내 좌석까지 앞장서서 안내를 해주었다. 미소띤 얼굴에 즐겁게
보시라는 인사말과 함께.
극장내부를 완전 cats화시켜버린 무대와 내부에 혼자 마구 감탄을 하고 있는데 아까 그 꼬마가 엄마와 함께 들어서는 것이였다.
가슴에 자기만한 쿠션같은 걸 안고.
출입구에 서있던 안내원은 역시 꼬마와 엄마를 좌석으로 안내하였다. 좌석에 도착하자 꼬마가 가지고 있던 쿠션을 의자위에
올려놓고 고정시킨 후 꼬마가 떨어지지 않게 의자깊숙히 앉힌 후 불편하지 않은지, 괜찮은지를 확인한 후 "재밌게
보세요" 라는 인사말을 잊지않고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아....' 작은 감탄사가 나왔다. 생각해보니 공연장이나 극장에서 아이들은 앉은키가 작기에 공연내내 서서 보거가 엄마아빠의
무릎위에 앉아서 관람을 하는게 일반적이였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세심한 배려가 아닐 수 없었다.
각 안내원이 각자 맡은 에리어가 있는 듯, 공연시작전까지 열심히 눈을 돌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관람객이 없는지를 체크하고
있었다.
시간이 되자 각 안내원들의 "OK" 사인과 함께 공연은 시작되었다.
인터미션 시간에도 맡은 바 에리어를 열심히 체크하며, 뭔가를 문의해오는 손님들께 이어폰을 통해 알아보고 바로바로 대답을
해 주었다.
오래간만에 본 공연은 손바닥이 아플정도로 박수를 친 멋진 공연이였다. 어차피 일본것이 아닌 뮤지컬이지만 정말 멋들어지게
소화를 해내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에 남는 것은 전용극장의 멋진 전경도,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도 아닌
내내 웃는 얼굴로 안내를 해주던 그 안내원이였다.
별로 이런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가 되었다. 공연을 보러갔다 안내원들땜에 기분을 망친
경험을 한번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직업이면서 왜 충실하지 못한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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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소식
